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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블랙홀 이론의 역사 

 

 블랙홀이 실제적으로 과학적 의미를 지닌 것은 20세기 들어와서이지만 사실 블랙홀과 비슷한 개념을 생각한 과학자들은 이전부터 있었다. 1783년 지질학자 존 미쉘 (John Michell) 은 헨리 캐번디쉬 경 (Henry Cavendish) 에게 보낸 편지에서 강한 중력으로 인해 빛 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천체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1796년엔 라플라스 (Pierre - Simon Laplace) 역시 비슷한 컨셉의 검은 별을 자신의 저서 Exposition du système du Monde  에 기술했으나 이후 삭제했다. 

 

 진정한 의미에 블랙홀의 존재 가능성은 논의된 건 역시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발표하고 난 이후였다. 그가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1915년에 칼 슈바르츠실트 ( Karl Schwarzschild ) 는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을 이용, 오늘날 슈바르츠실트 반경 (Schwarzchild radius) 의 개념을 포함한 일련의 방정식의 해를 발견했다. 이는 위대한 업적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슈바르츠실트 본인은 그 다음에 질병으로 독일 동부 전선에서 사망했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그의 중력 이론이 결국 블랙홀의 존재를 예언했다. This work is in the public domain in those countries with a copyright term of life of the author plus 80 years or fewer. )

 

( 칼 슈바르츠실트. 자가 면역 질환인 Pemphigus 로 사망했다. 결국 오래 살지 못해서 그가 유도한 식과 슈바르츠실트 반경이 이후 블랙홀 연구에 중요하게 자리잡았는 걸 보지 못했다. SF 소설등에서도 널리 사용되어 대중에게도 꽤 친숙하다. This image (or other media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s copyright has expired. )

  

 한편 1931년에는 백색왜성의 연구로 유명한 찬드라세카가 일정 질량이상 (찬드라세카 한계) 를 넘어서면 밀도가 무한대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당시에는 중성자별에 대해서 잘 모르던 시기였다. 이 주장은 여러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는데 결국 파울리의 배타 원리에 의해 찬드라세카 한계를 넘어서는 천체라도 무한대의 밀도를 가지는 블랙홀 같은 천체가 될 수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찬드라세카 한계를 넘어서는 질량을 지닌 전자 축퇴물은 결국 중성자별이 될 것으로 이론적으로 계산되었다. (다만 중성자별이 실제로 발견된 것은 앞서 포스트 들에서 이야기 했듯이 1960년대였다)


 1939 년 맨해튼 프로젝트로 더 유명한 오펜하이머는 태양 질량의 약 3배 정도 (Tolman–Oppenheimer–Volkoff limit (TOV 한계) ) 되는 질량을 지닌 중성자 축퇴물 천체는 결국 밀도가 무한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오펜하이머와 동료들은 이 가상의 천체를 얼어붙은 별 (frozen star) 라고 불렀는데 이는 외부의 관찰자가 보기에 슈바르츠실트 반경 바로 밖의 경계는 마치 시간이 정지한 것으로 보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연구들은 실제 관측결과가 없는 이론적인 연구였기 때문에 누구도 실제 이런 천체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 


 1967년 펄서가 발견되고 이후 일반 상대성 이론의 황금기가 찾아오자 마침내 과학자들은 중성자별이 이론적으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존재하며 찬드라세카 한계가 단지 이론적인 의미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았다. 그렇다면 TOV 한계 역시 그 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천체인 블랙홀을 예언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 시기 이후 로저 펜로즈, 스티븐 호킹, 로이 커, 에즈라 뉴만, 브랜든 커터 등 여러 과학자들이 블랙홀에 대한 이론을 발전시켰으며 이후 천문학의 발전으로 실제 블랙홀 일 수 밖에 없는 천체들이 대거 발견되어 블랙홀은 실제로 우주에 존재하는 천체일 뿐 아니라 매우 중요한 천체임이 밝혀지게 된다. 

 

 블랙홀이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것은 1967년에 존 휠러 (John Wheeler) 였다. 그러나 휠러 본인은 이것을 1964년 앤 어윙이 미국 과학 진흥회에 보낸 편지에서 쓴 것을 차용한 것이라고 했다. 아무튼 휠러가 이 명칭을 쓴 이후 이는 급속히 공식 용어로 채택된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수많은 SF 소설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하여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용어가 되었다. 



 2.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1960년대에 이르러 일반 상대성 이론의 황금기가 도래하자 과학자들은 빅뱅에서, 중성자별, 그리고 블랙홀의 존재에 이르는 수많은 흥미로운 대상들의 이론 및 실제 관측사례를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시기 부터 블랙홀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이들이 연구에 있어 선구자적인 연구는 물론 앞서 이야기 했듯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이해가 가능한 중력 이론과 슈바르츠실트의 해, 그리고 TOV 한계에 대한 연구들이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개념인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란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강한 중력을 지닌 블랙홀의 내부 공간으로 사실상 블랙홀의 반지름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왜냐하면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 블랙홀 중심의 특이점에서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사건의 지평면 까지의 거리이기 때문이다. 슈바르츠실트의 해를 모두 이해한 다는 것은 버거운 일이지만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에 대한 공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 공식에서  rs 는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Schwarzschild radius) 를 의미한다. 그리고 G 는 중력상수, m 은 천체 (이 경우 블랙홀) 의 질량, C 는 진공에서 빛의 속도이다. 이중에서 m 을 제외한 값의 비율은 1.48×10−27 m/kg  이다. 예를 들어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 2.95 km 되는 천체라면 m 의 값은 태양 질량과 같아진다. 즉 태양 질량만한 천체가 블랙홀이 된다면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2.95 km 이다. 그리고 지구 만한 질량을 지닌 물체가 블랙홀이 된다면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9mm 정도이다. 

(다만 이 값은 회전하지 않는 천체를 가정한다)


 이와 같은 초기 이론에서 연구된 가장 단순한 전하를 가지지 않고 회전하지 않는 형태의 블랙홀을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이라 칭한다. 블랙홀에는 일반적인 의미의 반지름은 없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 블랙홀의 반지름과 같은 개념으로 사용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반지름 안쪽으로 들어가면 중력의 힘이 너무 강해져 빛조차 빠져 나갈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슈바르츠 실트 반지름은 블랙홀의 안쪽과 바깥쪽을 구별해 주는 경계가 된다.


 일반적인 천체의 반지름의 의미는 천체의 표면부터 중심까지의 거리를 이야기 한다.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이와는 약간 다른 의미이다. 지구 반지름에 도달한 물체는 표면을 파고 들고 가지 않는 이상 지구 중심부에 도달할 수 없다. 즉 표면에서 멈춰서있을 수 있다. 그러나 슈바르츠실트 반지름보다 안쪽으로 떨어지는 물질은 필연적으로 더 내부로 빨려들어가 특이점에 도달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일단 블랙홀이 되면 무엇도 중력의 힘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물체의 밀도가 무한대가 되는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결과 밀도는 무한대가 되고 공간은 제로가되는 특이점 (Singularity) 이 탄생한다. 이것은 수학적으로 함수가 미분 가능하지 않은 점이나 함수값이 무한이 되는 변수값을 의미하는데 이 값에서는 기존의 이론이 모두 통하지 않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일단 어떤 물질이든 블랙홀 내부의 특이점으로 빨려들어가면 그 순간 그 물질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징은 모두 사라져 버린다. 그것이 다아이몬드인지 혹은 모래인지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된다. 그래서 실제적으로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면 물제의 정보량은 모두 사라지게 되고 단지 블랙홀의 질량이 그만큼 증가하게 되므로 유일하게 남는 정보는 질량 뿐이다. 이것이 간단하게 설명한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이다. 



 3. 사건의 지평선 (Event horizon)


 이와 같은 블랙홀의 특징으로 부터 과학자들은 사상의 지평선이란 면을 알게되었다. 1958 년 미국의 과학자 데이빗 핑켈스테인 (David Finkelstein) 은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에 해당되는 구의 표면인 슈바르츠실트 표면 (Schwarzschild surface) 가 사건의 지평선 (Event Horizon  혹은 한글로 사상의 지평선이라고 한다) 과 같다는 것을 인식했다. 이 사건의 지평선이란 완벽한 일방 통행의 막이었다.


 일단 이 안으로 들어간 물체는 절대 밖으로 나올 수도 없고 빛 조차 빠져나올 수 없었으므로 내부의 공간이 어떻게 되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사는 우주의 어떤 사건 (Event) 라도 이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지평선 밖에 존재하는 물체처럼 보이지 않게 된다. 아래 그림을 참조해보자.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Vanessaezekowitz) 


 위의 그림에서 제일 위에 있는 한 물체는 블랙홀로 부터 충분히 떨어진 거리에 있어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이 물체의 정보를 담고 있는 빛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방으로 퍼지게 된다. (X 축이 공간, Y 축이 시간, 그리고 오른쪽에 사건의 지평선 (Event horizon) 이 있고 그보다 오른쪽은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안쪽의 블랙홀 내부이다) 


 그 보다 아래 있는 중간 그림은 물체가 사건의 지평선 밖에 존재하지만 블랙홀에 충분히 가까이 있어서 그 중력의 영향을 받는 경우이다. 이 경우 물체에서 나가는 빛은 직진하지 못하고 블랙홀의 강한 중력으로 휘게 된다. 따라서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 근방의 물체들은 휘어저 보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일 아래 있는 그림에서 물체는 사건의 지평선 안쪽에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안에 존재한다. 이 물체에서 나가는 빛은 절대 사건의 지평선 밖으로 나갈 수 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그 정보에 대해서 전혀 알 수 가 없으며 결국 질량을 제외한 정보는 모두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이 문제는 나중에 다시 언급할 예정이다. 


 아무튼 이와 같은 내용을 참조하면 물질을 거의 빨아들이지 않는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이 대략 어떻게 보일지를 알 수 있다. 아래 사진을 보자. 


(블랙홀의 컨셉 아트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Alain)


(단순한 슈바르츠실트 블랙홀과 주변의 중력렌즈 효과 Lensing by a black hole. Animated simulation of gravitational lensing caused by a Schwarzschild black hole going past a background galaxy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Urbane Legend (optimised for web use by Alain r))


 위의 그림에서 블랙홀 주변에는 빛이 휘어져 보이게 되며 블랙홀의 사상의 지평선은 검게 묘사되었다. 다만 주변의 물체와 빛의 경로에 따라 블랙홀 주변은 아주 다양한 모양으로 빛이 휘거나 중력렌즈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회전하지 않는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은 사실 이론적으로만 존재한다. 블랙홀의 구조와 종류에 대해서 다음에 좀 더 알아보자 



4. 특이점


(아래 이론들을 설명하려면 매우 어려운 수학 공식들을 알아야 하지만 그 점은 필자는 물론 대개 예상되는 독자의 능력을 넘어서므로 수식은 모두 생략함. 이 포스팅 들은 모두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임을 밝혀둠.)


 블랙홀 안쪽으로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 물론 아무도 그 안쪽으로 들어간 적이 없고 일단 사건의 지평선 안쪽으로 들어간 순간 들어간 물체에 대한 정보는 밖으로는 절대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사실 이 질문에는 이론적인 연구로만 대답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가지 모든 이론적 연구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결론은 바로 밀도가 무한대가 되고 부피는 0 이 되는 점인 특이점에 결국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분야에 있어 선구적 연구는 바로 휠체어에 앉은 뉴튼이라고 불리는 스티븐 호킹과 그의 동료 로저 펜로즈에 의한 것이었다. 그들은 1960년대 블랙홀의 연구가 시작될 무렵부터 블랙홀을 연구했는데 사실 이 천체의 존재에 대해서 아무도 입증한 바가 없었기 때문에 스티븐 호킹에게 있어 이 연구는 도박에 가까운 측면이 있었다. 


(1980 년대 나사를 방문한 스티븐 호킹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하지만 호킹과 펜로즈는 펜로즈 - 호킹 특이점 정리 (Penrose - Hwaking singularity Theorems) 를 발표하며 특이점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갔다. 그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건의 지평면 (사실 선이라기보단 표면이다) 안쪽의 블랙홀 내부에는 반드시 밀도와 시공간의 곡률이 무한이 큰 특이점이 존재해야만 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이 옳다면 블랙홀 내부에 특이점은 반드시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이 특이점에서 모든 과학의 법칙과 미래에 대한 예언 능력은 사라지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우주선을 타고 블랙홀 안쪽으로 들어간다고 가정하자. 물론 이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대개의 경우 우리는 사상의 지평면에 도달하기도 전에 조석 작용에 의해 산산 조각 나고 말 것이다. 엄청난 중력을 지닌 천체에서는 우주선의 앞쪽과 뒷쪽, 그리고 우리의 머리와 다리쪽에 작용하는 중력의 힘이 차이가 나게 된다. 다리 쪽이 블랙홀을 향하는 경우 다리 쪽에 중력은 머리보다 더 강하게 작용한다. 그 결과 스파게티 면발처럼 길게 늘어나 찟어지게 된다. 


 이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이건 태양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목성의 거대한 중력에 잡힌 슈메이커 레비 혜성은 충돌하기 전에 여러조각으로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물론 조석력의 차이에 의한 것이다. 블랙홀의 중력은 목성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반면 그 크기는 매우 작으므로 조석력의 차이는 엄청나게 커진다. 


 하지만 만약 블랙홀의 질량이 매우 크다면 큰 중력에도 불구하고 아무 문제 없이 사상의 지평면을 지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결국 우리의 운명은 동일하다. 블랙홀 중심에 다가감에 따라 우리의 몸은 사정없이 잡아당겨져 산산 조각난 후 특이점에 도달해 중력 이외에 모든 정보는 소실되고 만다.


 지금까지 내용을 잘 보신 분들은 아래의 동영상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결국 특이점은 우리의 현재 지식으로는 알아낼 수 없는 공간이다. 그것은 블랙홀 내부의 하나의 점으로 표시할 수 있다.  




 5. 블랙홀의 전하와 회전


 앞서 회전하지도 않고 전하도 가지지 않는 블랙홀을 가장 단순한 형태의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블랙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던 1960년대말에 과학자들은 블랙홀이 질량이라는 특징만 아니라 회전 및 전하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967년 로이 커 (Roy Kerr) 는 실제 천체는 자전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여 실제 회전하는 블랙홀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연구했다. 회전하지 않는 블랙홀은 완전한 구형의 매끈한 사건의 지평면을 가진 천체이다. 질량 이외의 값은 전혀 가지지 않기 때문에 블랙홀에는 털이 없다 ( Black hole has no hair) 라는 격언이 생겼는데 이는 질량 외에는 아무 특징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주의 천체들은 사실 회전하고 있다. 커는 슈바르츠실트의 해와 그 때까지의 연구들을 종합하여 회전하는 블랙홀인 커 블랙홀 (Kerr Black hole) 을 생각했다. 회전하는 블랙홀은 그렇지 않은 슈바르츠 실트 블랙홀 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일단 회전에 의해 사건의 지평면 밖에는 주변의 시공간이 강력한 중력에 의해 빛의 속도로 잡아당겨져 같이 회전하게 된다. 이 영역을 에르고 영역 (Ergosphere) 라고 부르며 이곳에서는 물체가 정지해 있을 수 없다. 이 영역은 블랙홀 주변에 마치 타원형의 형태로 존재한다. 에르고 영역 까지는 물체가 블랙홀로 빨려들어가지 않고 빠져나올 수 있다. 


(회전하는 커 블랙홀과 그 주변의 에르고스피어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MesserWoland)


 커 블랙홀의 구조는 이 블랙홀이 회전에 의해 고리 모양의 특이점을 가질 수 도 있을 뿐 아니라 사건의 지평면도 내부와 외부의 2개를 가질 수 있음을 알게 되면서 더 복잡해졌다. 여기에다 특이점 역시 점이 아닌 고리 모양으로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론적으로 커 블랙홀만 해도 꽤 복잡해 졌지만 이 보다 더 복잡한 변수는 바로 전하량이다. 블랙홀은 질량과 회전 말고도 전하를 지닐 수 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라이스너 - 노르드슈트룀 블랙홀 ( Reissner–Nordstrom Black hole) 라고 불린다. 다만 이 이론적인 블랙홀은 회전은 하지 않는다. 


 회전하면서 전하를 지닌 블랙홀은 커 - 뉴먼 블랙홀 (Kerr Newmann Black hole) 이라고 불린다. 이렇게 되서 블랙홀은 네가지 종류가 있다. 


  슈바르츠실트 블랙홀 : 질량만 가지는 블랙홀

  커 블랙홀 : 질량과 회전을 가지는 블랙홀

  라이스너 - 노르드슈트룀 블랙홀 : 전하와 질량을 가지는 블랙홀

  커 - 뉴먼 블랙홀 : 질량, 전하, 회전을 가지는 블랙홀 


 과학자들은 이 이외의 값도 가질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한편 블랙홀 가장 외부 공간은 에르고 영역만이 아니다. 슈바르츠실트 반경에 해당하는 부분은 사건의 지평면이라고 이미 이야기 했지만 이론적으로 이의 정확히 1.5 배 되는 지점에 광자구 (Photon shpere) 가 존재하게 된다. 이 지점은 빛의 입자인 광자가 중력의 힘에 의해 공전할 수 있는 궤도이다. 그 수식은 아래와 같다. 



 앞서 슈바르츠실트 반지름과 비교해서 2GM 이 3GM 으로 변경된 것 외에 사실 같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태양 질량의 3배 정도 되는 블랙홀의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9 km 이며 photon shpere 는 13.5 km 가 된다. 이 광자구에선 빛의 경로가 심하게 휘어지게 보이게 되어 마치 고리처럼 보이게 된다. 이점은 아래 컨셉 아트에 나타나 있다. 



(블랙홀의 컨셉 아트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Alain)



6. 백조자리 X - 1 (Cygnus X-1)


 사실 1960년대 이후로 블랙홀에 대한 이론적 연구는 계속해서 진행했지만 불행이 이를 뒷받침할 관측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블랙홀이란 단지 이론상의 존재로 여겨지는 게 사실이었다. 이와 같은 인식 때문에 사실 초창기 블랙홀 연구는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 만약에 누구도 블랙홀로 의심되는 천체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 사실 이들의 연구는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도 있었다. 


 이점은 스티븐 호킹도 마찬가지 였다. 그래서 그는 새로 발견된 백조자리 X - 1 이라는 X 선 전파원이 블랙홀이 아니라는데 내기를 걸었다. 만약 블랙홀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모든 것을 잃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유머스러운 방법이었다. (호킹의 그의 저서 시간의 역사에서 블랙홀이 없을 경우 본인은 프라이빗 아이라는 잡지 4년분을 받기로 했으며 만약 블랙홀이 있을 경우 그의 동료인 킵 손이 펜트하우스 1년분을 받기로 했다고 이야기 했다. )


 백조자리 X - 1 은 1964년 발견된 X 선 원으로 1970 년대에 행해진 연구에서 이 천체의 정체가 태양 질량의 세배가 넘는 큰 질량을 가진 천체로 단순한 중성자별이 아닌 블랙홀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제기 되기 시작했다. 


 이후 정밀한 관측이 발전하면서 백조자리 X - 1 이 블랙홀이라는 믿을 만한 증거가 축적되었다. 이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8.7 배 정도되며 동반성인 HDE 226868 과 함께 공전하고 있다. 아마도 백조자리 X- 1 은 태양 질량의 약 40 배 정도 되는 거대한 별이 5백만년 만에 연소한 후 남은 잔해에서 생긴 블랙홀로 생각된다. 그 동반성의 질량은 태양 질량의 20 - 40 배 정도의 거성이며 역시 얼마 후에는 초신성 폭발을 일으킬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백조자리 X- 1 이 블랙홀임을 알수 있을까 ? 그것은 이 별의 동반성과의 공전 주기로 부터 추정한 질량으로 볼 때 망원경으로 보여야 하는 위치에서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 별이 대단히 작고 어두움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질량으로 볼 때 백색왜성이나 중성자별일 수는 없다. 그런데 X-1 은 일반적인 항성에서는 볼 수 없는 강력한 X 선을 방출하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 


 오늘날 과학자들은 이론 및 관측상의 증거로 부터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잘 알고 있다. 이 X 선은 블랙홀 주변으로 떨어저 가는 물체가 고온으로 가열되면서 나오는 에너지이다. 백조자리 X - 1 블랙홀은 0.2 AU 밖에 (약 3천만 km) 떨어지지 않은 동반성으로부터 막대한 물질을 흡수중에 있다. 동반성은 거대한 질량으로 인해 이미 부풀어 오른 거성이기 때문에 이것을 저지할 힘이 없다. 


 블랙홀의 강한 중력에 의해 빨려들어가는 물질은 회전하면서 블랙홀 중심으로 빨려들어간다. 이 물질들은 마치 블랙홀 주변에 팽이나 원반 같은 모양으로 회전하면서 블랙홀로 다가가 흡수되는데 이를 강착 원반 (accretion disc ) 이라고 부른다. 강한 중력으로 강착원반에서 고속으로 회전하는 물체들은 마찰에 의해 극도로 높은 온도로 가열되며 이것이 X 선이 방출되는 원인이다.


(블랙홀의 근접사진 ? 찬드라 X 선 관측 위성이 찍은 백조자리 X-1 블랙홀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동반성에서 물질을 빨아들이는 백조자리 X - 1 블랙홀. European Homepage for the NASA/ESA Hubbel Space Telescope.  The copyright holder of this work allows anyone to use it for any purpose including unrestricted redistribution, commercial use, and modification)

  

 백조자리 X - 1 이 다른 이유로 지구에서 잘 보이지 않는 별이라면 강력한 X 선을 내뿜지는 않을 것이다. X 선의 존재는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물체의 단말마 같은 비명 소리를 의미한다. 만약 아무 물체도 흡수하지 않는 블랙홀은 우리가 관측할 수 없지만 이렇게 물체를 대량으로 흡수하는 경우 우리는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백조자리 X - 1 은 지구에서 약 6000 광년 정도 떨어져 있으며 지금까지 발견된 블랙홀 가운데 가장 가까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상의 지평면까지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26km 정도일 것으로 생각된다.그리고 지구로 강력한 X 선을 방출해서 우리가 그 존재를 알 수 있다.  

 

 물론 동반성 없이 혼자 있으면서 아무 물체도 흡수하지 않는 블랙홀은 우리가 그 존재를 알기 힘들다. 따라서 이보다 더 가까운 위치에 블랙홀이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7. 강착 원반과 제트

 

 앞서 이야기 한 것 처럼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물체는 바로 사건의 지평면으로 직진할 수는 없다. 그보다 나선을 그리면서 블랙홀에 다가가게 된다. 이건 물론 다른 천체들에도 다 해당되는 이야기다. 블랙홀이 충분히 많은 물질을 흡수하게 될 때 이렇게 나선으로 빨려들어가는 물체들은 사실상 원반을 이루게 된다. 위의 그림에서도 보이는 강착 원반 (Accretion disc) 은 볼수 없는 블랙홀을 우리에게 보이게 만드는 중요한 구조이다. 강착 원반은 블랙홀의 자전축과 수직으로 존재한다. 

 

 실제 물질을 흡수하는 블랙홀은 강착 원반 외에도 강착원반과 거의 수직 방향으로 있는 제트 (jet) 가 있을 수 있다. 이 제트가 생기는 메카니즘은 100%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블랙홀 및 강착 원반의 자기장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된다. 아무튼 강착원반에서 암석 파쇄기처럼 갈려진 물질은 아원자 입자로 분해된 후 제트로 뿜어져 나오게 된다. 


(일반적으로 블랙홀 하면 흡수하는 천체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많은 물질이 빨려들어 갈때는 이렇게 강력한 제트를 내뿜는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이 제트가 가장 강력하게 나타나는 것은 은하 중심에 존재하는 거대 블랙홀 및 퀘이사에서 볼 수 있다. 이는 마치 너무 많은 음식을 먹었다가 체하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아무튼 블랙홀에서 막대한 물질을 내뿜을 수도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 제트는 큰 것은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M87 은하의 중심에서 나오는 블랙홀의 거대 제트. 중심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60억배이며, 뿜어져나오는 제트의 크기는 거의 5천 광년이나 된다. 속도도 광속에 근접할 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and ESA. Hubble material is copyright-free and may be freely used as in the public domain without fee, on the condition that NASA and ESA is credited as the source of the material.)

 

 앞서 그림에서 확인했듯이 이를 회전하는 전하를 지닌 블랙홀과 연관해서 생각하면 사실 블랙홀의 구조는 강착원반과 제트, 그리고 광구면 - 에르고 영역 - 사상의지평면 (내부 / 외부) - 특이점에 이르는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다.


  

 

8. 크기에 따른 분류 

 

 블랙홀은 그 크기에 따라서도 분류가 가능하다. 크기에 따라 생기는 메카니즘이나 장소에서 차이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장 거대한 초질량 블랙홀 (Supermassive black hole) 은 은하계의 중심에 위치하며 태양 질량의 수십억 배에 달하다. 이런 거대 블랙홀이 어떻게 생성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들이 존재하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들이 은하계 중심에서 물질들을 빨아들일 때 우리가 그것을 포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별 하나를 통째로 빨아들이기도 한다.

 

(은하 RXJ 1242 - 11 의 중심 블랙홀이 ESO 의 광학 망원경 및 찬드라 X 선 위성으로 관측하고 별을 흡수하는 컨셉아트로 나타낸 것 artist's conception of a supermassive black hole drawing material from a nearby star. Bottom: images believed to show a supermassive black hole devouring a star in galaxy RXJ 1242-11. Left: X-ray image, Right: optical image.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한편 초신성 폭발 이후 형성되는 항성 질량 정도의 블랙홀 (Stellar Black hole) 역시 우리 은하에 흔하다. 이런 블랙홀들은 TOV 한계값이 넘는 질량 (대개 태양 질량의 3배) 을 가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백조자리 X - 1 이 대표적인 항성 질량 블랙홀이다. 이들의 질량은 태양질량의 수백만배에서 수십억배에 이르는 은하 중심의 거대 질량 블랙홀과 큰 차이가 있다.

  

 그런데 호킹의 제안에 의하면 이보다 훨씬 작은 블랙홀도 가능하다. 이것들은 빅뱅 당시 생긴 원시 블랙홀들로써 그 질량이 매우 작아 마이크로 블랙홀 (micro black hole) 이나 미니 블랙홀 (mini black hole), 혹은 원시 블랙홀 (primordial black hole) 등으로 불린다. 



 9. 호킹 복사

 

 한가지 재미있는 일은 호킹이 말한 호킹 복사 (Hawking Radiation) 이다. 호킹은 양자 역학의 원리를 통해 우주에는 완전한 진공은 있을 수 없으며 양자 요동에 의한 입자와 반입자의 쌍생성과 쌍소멸이 일어남에 착안했다. 이 때 강한 중력장에 의해 블랙홀 쪽으로 더 많이 끌려가는 것은 바로 반물질이다. 그 결과 블랙홀은 놀랍게도 호킹 복사, 혹은 호킹 - 베켄스타인 복사 (Hawking - Bekenstein radiation) 이라고 부르는 물질 방출을 일으킨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이 호킹 복사는 블랙홀의 질량에 반비례한다는 것이다. 즉 크기가 작을 수록 블랙홀이 방출하는 물질과 에너지가 많아진다. 대략 태양 질량의 블랙홀이라면 그 복사 에너지는 미미해서 블랙홀의 온도는 60 나노켈빈 (nanokelvin) 에 불과하다. 이것은 우주 배경 복사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실제로 혼자 있는 물질을 흡수하지 않는 블랙홀이라 할지라도 우주 배경 복사로 흡수하는 에너지가 방출하는 에너지보다 크다. 즉 이 정도 질량인 블랙홀은 증발할 위험은 없는 것이다. 아무리 조금씩 에너지를 내놓아도 빅뱅 당시 만들어진 우주 배경 복사 덕분에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다. 



(Stefan–Boltzmann-Schwarzschild-Hawking power law. 여기서 P 는 블랙홀의 에너지 방출량.  는 reduced Planck constant, c 는 광속, G 는 중력 상수, M 은 블랙홀이 질량. 즉 에너지 방출량은 질량의 제곱에 반비례하므로 질량이 절반이 되면 에너지 방출은 4배가 되고 1/100 의 질량이면 10000배의 에너지 방출이 되는 셈이다.  ) 


 TOV 한계를 조금 넘는 태양 질량 3배 정도 되는 블랙홀이라면 흡수하는 에너지가 없다면 모든 물질을 호킹 복사로 다 방출해 증발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069 년이다. (이는 대략 우주 나이의 1059 배이다.) 물론 우주 배경 복사가 있지 않느냐고 말 할 수 있지만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먼 미래에 배경 복사 온도는 계속 낮아져 거의 0 에 수렴하게 된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아무리 큰 블랙홀도 호킹 복사로 증발하게 된다. 


 만약 블랙홀이 달만한 질량 ( 4.5 × 1022 kg ) 이라면 호킹 복사는 태양 질량 3배 블랙홀 보다 크게 증가된다. 이 경우 거의 2.7 K 까지 높아져 현재의 우주 배경 복사와 같아진다. 그리고 이보다 작은 원시 블랙홀이라면 현재 에너지를 얻는 것 보다 더 많이 방출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증발하게 된다. 


 빅뱅 당시의 초고온 초고압 상태에서 만들어진 원시 블랙홀이라면 이보다 작은 크기의 블랙홀도 가능하다. 대략 1011 kg 정도 되는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 빅뱅 당시 생겼다면 지금쯤 거의 다 증발할 때가 된 상태다. 블랙홀은 크기가 작을 수록 증발 속도가 제곱으로 빨라지므로 현재 이 블랙홀은 꽤 밝게 빛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폭발하면서 사라진다.


 이 폭발의 증거를 찾기 위해 2008년 부터 페르미 감마선 우주 망원경이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우주 어딘가에서 있을 이 폭발을 다른 잡음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아쉽게도 현재까지 페르미는 이 폭발을 관측하지 못했다. 


 한편 이런 마이크로 블랙홀은 아주 큰 에너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LHC 에서도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이런 작은 블랙홀은 생김과 즉시 증발할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반면 블랙홀이 실제 증발한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할 것이다. 과연 그날이 올것인지는 현재로썬 알 수 없다. 



10. 은하 중심 블랙홀의 실제 모습은?


최근에 국내외 언론들을 통해 블랙홀의 실제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이미지가 잠시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 이미지는 은하 중심 블랙홀 - 흔히 궁수자리 A* (Sagittarius A* ) 의 실제 모습을 알기 위한 노력들의 하나로 아직 이것이 '블랙홀의 모습' 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의 상세 이미지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잠시 은하 중심 블랙홀 - 거대 질량 블랙홀 (Super Massive Black Hole  SMBH) - 가운데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궁수자리 A* 의 실제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2013 년 1월  221 회 미 천문학회에서 소개된 블랙홀 이미지에 대한 포스터 This crescent-shape image is the best fit to observations of Sgr A*, the supermassive black hole at the center of our galaxy, according to a January 2013 study.  Credit :  KAMRUDDIN/DEXTER)  

 

 사실 블랙홀은 그 자체로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블랙홀로 많은 물질이 빨려들어 가면서 우리는 블랙홀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블랙홀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와 이에 관련된 이야기는 이미 이전 포스트에서 설명한 바 있습니다.

간단히 다시 여기서 설명하며 사실 아무 물질도 빨아들이지 않는 블랙홀은 아래 처럼 보일 것입니다. 왜 이렇게 보이는 지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블랙홀의 컨셉 아트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Alain) 

  

 아무것도 빨아들이지 않는 블랙홀은 그 앞에 빛을 내는 광원이 지나갈 때에만 그 존재를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중력의 영향으로 빛이 휘면서 일종의 광구를 형성하고 그 안에 완전히 빛이 차단되는 공간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런 블랙홀을 실제로 관측한다는 것을 거리를 생각하면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관측한 블랙홀들은 이런 경우가 아니라 적지 않은 물질이 블랙홀의 사상의 지평면 (Event Horizon) 으로 흡수되는 형태의 블랙홀들입니다. 이전에 몇차례 소개한 대로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블랙홀에 다가간 물질은 조석력의 차이에 의해 잘게 부숴지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소용돌이 모양으로 나선을 그리면서 블랙홀에 가까이 다가서게 됩니다. 

  

 블랙홀 주변에 이런 물질이 많으면 이른바 강착 원반 (Accretion disk) 을 형성하게 되며 강착 원반과 블랙홀, 자기장의 상호 작용으로 블랙홀의 좁은 사상의 지평면으로 빨려들어가지 못한 물질들은 거대한 제트를 강착 원반의 수직 방향으로 뿜어내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블랙홀 하면 흡수하는 천체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많은 물질이 빨려들어 갈때는 이렇게 강력한 제트를 내뿜는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우리가 알고 있는 은하 중심의 거대 질량 블랙홀 (SMBH) 의 모습은 바로 이런 식입니다. 실제 수천광년에 달하는 아주 강력한 제트를 뿜어내 아주 멀리서도 잘 보이는 은하 중심 블랙홀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M87 은하가 그런 예라고 할 수 있으며 아주 멀리 떨어진 경우에는 퀘이사가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은하의 중심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6.6 ± 0.4) × 109 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역시 태양 - 명왕성 거리 보다 더 긴 것으로 생각됩니다. 


(M87 은하의 중심에서 나오는 블랙홀의 거대 제트. 중심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60억배이며, 뿜어져나오는 제트의 크기는 거의 5천 광년이나 된다. 속도도 광속에 근접할 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and ESA. Hubble material is copyright-free and may be freely used as in the public domain without fee, on the condition that NASA and ESA is credited as the source of the material.)


 우리 은하 중심에도 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하는데 M87 처럼 거대하진 않지만 그 질량은 태양의 400 만배에 달해 거대 질량 블랙홀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아깝지 않은 크기입니다. 하지만 아직 아무도 그 모습을 상세하게 본 일은 없습니다. 지구에서 관측하기에는 은하 중심부의 가스와 밀집된 별들에 가려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은 사실 아주 관측이 까다로운 부분입니다. 짙은 안개가 낀 먼 지역인데 건물들이 밀집되어 사실 안쪽을 보기 불가능한 경우를 생각하면 됩니다. 하지만 오랜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우리 은하 중심에 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은하 중심의 거대 질량 블랙홀의 컨셉 아트, 거대한 강착 원반이 구름과 별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구조 Image Credit: NASA/JPL-Caltech) 

 

 사실 궁수자리 A* 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1974 년 이었습니다. 최초의 관측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관측은 가시광 영역 보다는 전파 망원경이나 적외선, X 선 등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이유는 앞서 이야기 한데로 이 은하 중심 블랙홀이 은하 중심부에 밀집된 별과 가스 구름 속에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은하 중심의 벌지 (Bulge) 라고 부르는 부위는 많은 가스와 별들이 존재하며 특히 블랙홀 주변에는 블랙홀에 거대한 중력에 이끌린 가스 구름과 별들이 존재합니다.  

 

 이전 포스트에서 한번 언급했듯이 은하 중심 블랙홀 주변에는 이를 중심으로 공전하는 별들과 가스가 존재하며 이들은 26000 광년 떨어져 있어 그 안쪽을 직접 관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하지만 점차 관측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전보다는 많은 사실들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거대 질량 블랙홀의 강착 원반을 직접 본다는 것은 아직까지 무리한 일이었습니다.  실질적으로는 블랙홀 안쪽으로 많은 물질이 흘러들어갈 때 나오는 X ray 를 관측하거나 주변의 별, 가스의 움직임을 관측하는 정도였습니다.

 

(이전에 소개한 NuSTAR 가 관측한 은하 중심의 X ray 이미지.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물질들은 강착원반에서 마찰력에 의해 가열되어 섭씨 100 만도 까지 온도가 올라가며 이 때 X 선을 내놓는다. 이 X 선은 가스구름을 뚫고 관측하기 용이하다.  Credit : NASA) 

 

 

 이 은하 중심 블랙홀에 한가지 재미있는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는데 그것은 G2 라고 알려진 지구 질량의 3 배 정도되는 가스 구름이 은하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가스는 최근 연구에서 지금 블랙홀의 강착 원반을 향해 접근 중이라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만약 이 가스가 상당 부분 블랙홀의 강착원반으로 들어가게 되면 블랙홀이 수십년간 더 많은 에너지를 내놓으면서 관측을 용이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고 그냥 스쳐지나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무튼 만약 흡수된다면 천문학자들에게는 진짜 어떻게 블랙홀이 물질을 흡수하는지 알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으며 그 시기는 대략 2013 년 중후반으로 생각되어 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은하 중심 블랙홀에 접근하는 G2 가스 구름 (붉은색)   Credit : ESO) 

  

 이런 새로운 현상들은 우리에게 은하 중심 블랙홀에 대해서 더 상세한 내용을 알수 있게 해주겠지만 그 자체가 제일 앞에서 언급한 블랙홀 자체의 모습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이 블랙홀은 26000 광년이나 떨어져 있으며 짙은 구름에 가려 있어 가시광으로 보기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2020 년 이후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여전히 가시광으로는 볼 수 없지만 대신 전세계적인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 망원경의 네트웍을 만들어 하나의 거대 전파 망원경을 만든다면 해상도를 높여 구체적인 강착원반 및 제트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될지 모릅니다. 이 망원경은 Event Horizon Telescope 라고 불리는데 은하 중심 블랙홀의 예상되는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인 0.08 AU (태양 지름의 17 배) 까지 분해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여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으나 현재까지 연구 결과를 종합해 위에 보이는 조악한 형태의 이미지를 구축한 것입니다. 따라서 저 위에 있는 사진이 블랙홀의 실제 모습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비록 가시광 사진이 아니라 전파 망원경 결과를 재구성한 이미지라고 해도 우리가 직접 강착원반의 실제 모습과 그 안쪽의 사상의 지평면 부분까지 직접 측정이 가능하다면 이 역시 엄청난 진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고든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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