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지난 추석에 MBC에서는 특집으로 침사(침을 놓는 사람)인 구당 김남수옹에 대한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그런데 한의사협회에서 침과 뜸은 기존의 면허를 가진 의료인인 한의사가 담당하는 것이 옳다며 이런 민간의술을 홍보(?)한데 대해서 반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논란을 MBC의 시사프로그램인 ‘뉴스후’에서 다시 다루면서 인터넷이 들썩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김남수옹은 기존의 침사면허만 가지고 있었는데 뜸 술에 대한 허가 없이 뜸까지 시술한다는 사실이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부분이 알려지게 되어 45일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다시 인터넷을 통해 김남수옹이 표면적으로는 봉사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뜸 요법 교육과 침술원 운영으로 수백억의 이익을 취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남수옹이 뜸요법사 강좌를 통해 초, 중, 고급반에 따라 55만원에서 120만원까지의 수업료를 받고 있다는 것과 현재까지 159차 강의에 302개 반이 개설되어 9060명이 수강한 것으로 미루어 수입이 217억 4천4백만 원에 달한다고 추산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비슷한 셈법으로 김 옹이 운영하는 침술원의 연 매출을 8억7천5백만원으로 추산을 했습니다.

봉사의 삶이냐, 수백억대의 재산 증식이냐

위 추정이 진실보다 열 배 이상 악의적으로 부풀려졌다 하더라도 어쩐지 국민정서상 봉사의 삶을 펼치는 것과 수백억 대의 수입을 올리는 것은 잘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돈을 잘 버는 것을 자체를 가지고 거기에 걸맞은 실력이 있다면 그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일각에서는 MBC가 황금 시간대에 특정인을 수 차례에 걸쳐 무료 홍보해주는 것이 옳으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만 이것 역시 숨겨진 전통의학의 가치를 재조명한다는 의미에서 반드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구당 선생의 침술과 뜸 술이 그만한 가치를 가진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구당 선생과 관련된 기사가 나오는 신문이나 블로그에는 어김없이 치열한 공방전이 오고 갑니다. 일단 김남수옹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한의사들이 그만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김남수옹이 부각되는 것이니 한의학계는 김남수옹을 훼방 놓지 말고 오히려 배워야 한다는 의견이 많고 반대측에서는 김남수옹의 치료에는 새로운 것이 없으며 이미 한의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치료에 불과한 것이라면서 자가진료와 치료의 위험성을 부각시키며 면허를 가진 검증된 의료인이 아닌 사람의 치료는 불법화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제 3자의 입장은 역시나 밥그릇 싸움이 신물 난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안타까운 것은 이런 종류의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학문적 진실성은 오간 데 없고 항상 밥그릇싸움이냐 아니냐를 놓고 끝없는 말싸움과 방어를 벌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실정법을 위반한 사안에 대해서 적절한 제재의 필요성은 공감은 하면서도 만약 구당 선생의 뜸 법이나 침 법이 기존의 한의학계가 할 수 없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면 적극적인 연구와 발굴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이 의사이지만 같은 원리로 한의학이 현대의학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연구와 발전을 통해 현대의학으로 채용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노하는 한의학계

그런데 뉴스후에서 최근 흥미로운 내용이 방송되었습니다. 김남수옹에게 치료를 받고 병세가 호전되었다는 유명인들의 증언이 쏟아진 것입니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님이 팔이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증세가 나타났는데 병원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남수옹의 치료로 완쾌가 된 것입니다.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도 무릎 때문에 15년을 고생하다가 구당 선생의 치료로 호전이 되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나 수영영웅 박태환 선수도 구당 선생에게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게다가 최근 위암판정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려진 영화배우 장진영씨도 암 치료와 병행된 침뜸 치료로 큰 도움이 받았다고 밝히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유명인들이 증언하는 구당 선생의 치료법

아마 일반인들에게는 이 정도의 증거를 대면 구당 선생의 치료법이 검증된 것이 아닌가 하고 확신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다는 것이 지금 현재 학문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론입니다. 의 학논문을 보게 되면 가장 초보적이고 신뢰가 적게 가면서 단지 참고의 의미만을 가지는 것이 소위 사례보고(case report)라는 것입니다. 이런 유명인의 진술은 그들의 진정성에도 불구하고 논문적 가치로 생각하면 사례보고에 불과합니다. 논문에도 등급이 있다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새롭게 들리겠지만 등급이 엄연히 존재하며 사례보고는 가장 하위의 논문입니다.

이 사례보고는 예를 들어 이런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 사례입니다.) 어떤 아이가 두통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의 부모와 의사는 이 두통이 객관적으로 검증하기가 어려울뿐더러 검사를 통해 뇌종양과 같은 원인이 될만한 병변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상태입니다. 이런 경우 최선은 약한 진통제를 써서 통증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의 이 소아과 의사는 수지침을 통해서 두통치료를 시도합니다. 그리고 침을 놓자마자 아이는 거의 즉시 통증의 회복을 알려옵니다. 이 사례는 모 학회 지에 사례보고가 되었고 수지침이 일정한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논점을 던져줍니다.

기존 한의학계의 시기인가, 희대의 사기인가

어떤 사람은 효과가 있으면 되지 도대체 더 이상 무슨 검증을 할 것인가 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 위의 사례와 똑 같은 식으로 수지침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서 제대로 연구를 하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용어가 좀 어려운데 전향적 이중맹검 무작위 환자-대조군 연구가 현재 받아들여지는 표준(gold standard)입니다. 위에 소개한 사례보고가 이런 '제대로 된' 논문이 되려면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논문 디자인을 새로 해야 합니다. 일단은 두통을 평소에 잘 호소하는 소아를 가능한 한 많이 모아야 합니다. 이들은 무작위로 추출해서 두 군으로 나눕니다. 그리고 한 군에는 두통이 있을 때마다 수지침 요법을 시행하고 다른 한군에는 수지침의 지압점이 아닌 엉뚱한 곳에 침을 시술하는 식으로 시술을 받는 소아가 두 치료의 차이가 없도록 느끼게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이런 것을 환자-대조군 연구라고 하는데 이 기법이 중요한 이유는 치료를 받으면 비록 본질상 그 치료가 별 효과가 없다 하더라도 치료를 받는 사람은 치료효과를 경험하는 위약효과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할머니 손이 약손인 이유도 이런 원리고, 비타민을 먹으면 감기가 어쩐지 빨리 낫는다고 하는 분들은 이런 효과의 덕을 본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당의 치료, 검증이 가능하다

그리고 통계분석 기법을 통해서 두 집단간의 치료효과가 정말 의미가 있는 정도로 차이가 나는가도 중요합니다. 비록 수지침 군에서 치료효과가 좋게 나오더라도 가짜 수지침 군과 통계분석에서 통계적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면 인정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의사들은(학자들은) 이런 차이가 단지 우연에 의해서 생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날아가는 비행기에서 텔레비전을 집어 던졌다고 하죠. 이 텔레비전이 병원 옥상에 떨어질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아니면 가정집 지붕에 떨어질 확률은요. 아니면 땅에 떨어질 확률은요.

병원 지붕에 떨어질 확률에 비해서 땅에 떨어질 확률이 비교도 안되게 높을 겁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10개의 텔레비전을 던졌는데 텔레비전이 그 지역에 위치한 몇 몇 병원 옥상에 5개나 떨어지고 나머지는 가정집 지붕, 땅, 주차장, 호수 등에 골고루 떨어졌다고 해보죠. 그럼 비행기에서 던진 텔레비전 수상기가 병원에 떨어질 확률이 50%라고 단정할 수 있습니까. 할 수 없습니다.


위키에 나오는 글, 이중맹검 환자 대조군연구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실험을 다시 해보면 해볼수록 텔레비전이 병원 같은 특정 사업체의 옥상에 떨어질 확률은 병원의 지붕이 그 도시 전체에서 차지하는 면적의 비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운좋게 텔레비전이 병원 옥상에 집중적으로 떨어진 것은 진정한 자연현상과 거리가 먼 우연으로 쉬운 말로 황소가 뒷걸음치다가 생쥐를 밟은 것이 되겠지요. 물론 제가 구당 선생의 침뜸이 황소가 뒷걸음치다가 생쥐를 밟은 격이라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저는 김남수옹의 치료가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몇몇 유명인사의 사례를 들어서 구당 선생의 치료가 검증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통계학을 아는 사람이라면 실소가 터질만한 주장입니다. 문제는 한의사이건 방송국 PD건, 유명인사건 이런 것을 알만한데도 과학적인 검증이 이런 의문을 풀어줄 것이라는 사실은 외면하고 하나마나 한 논쟁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구당 김남수옹의 치료로 병원에서 고치지 못한 병을 고쳤다는 것은 검증이 되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하더라도 저 같은 사람에게 상당한 호기심을 줍니다. 저도 의학은 환자의 병을 고치는 것이 최종 목적이기 때문에 방법이 한의학적이건 뜸이건 효과가 검증이 된다면 배우고 싶고 시술하고 싶습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상황은 환자들에게 꽤 잔인합니다. 환자들은 대체/유사/전통 의학과 현대 의학 사이에서 스스로 알아서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귀가 얇은 사람에게 가장 잘 먹히는 것은 입소문입니다. 저는 평소 주위의 사람에게 병 치료에 관한 입소문은 가장 잘 확인해야 하는 위험한 정보라는 것을 말합니다만 누가 누가 말기 암인데 어디어디서 치료를 받고 좋아졌다면 병원에서만 치료를 받는 것이 뭔가 부족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해볼 수 있는 것을 다 해본다는 취지로 자신을 실험대상으로 삼는 도박을 하게 되지요. 비록 돈이 엄청나게 들어가도 사람은 위약효과로 인해서 어쩐지 좋아진 것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 돌팔이는 더 입소문이 나게 됩니다.

미국 환자들에게 공개된 대체의학 정보

미국의 경우 이런 대체 의학을 검증하는 프로젝트가 NIH에 의해서 상식적으로 가동되고 있으며 대체의학의 검증을 위해서 의사들이 연구비를 지원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검증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됩니다. 물론 의사들이 아니면 이런 검증에 관심을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자신이 이 치료법의 대상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최소한 의사와 상의하거나 자신이 직접 이런 정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체의학이든지, 겉보기에 아무리 돌팔이처럼 보이는 방법이라 할지라도 이중맹검의 전향적 환자 대조군 연구 결과상 효과가 거듭 검증되고, 위험도가 낮으면서 다른 윤리적인 문제가 없다면 권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 바로 된 의사라고 봅니다.


대체의학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 국립보건원 웹사이트

한가지 제가 다시 한 번 경계하는 것은 효과가 검증이 되지 않았다고 효과가 없다고 단정해버리지는 말자는 것입니다. 구당 김남수옹의 치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이 되겠는데 구당 선생의 치료는 제대로 검증을 받을 적이 없으나 효과가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모르는 것뿐이죠. 한의학계에서 자신들의 방법이 (그 무엇이 되었건) 구당 선생의 치료법에 대비해 우월하다면 즉시 이중맹검의 전향적 환자 대조군 연구에 착수해서 효과를 가려야 합니다. 가능하면 같은 질환에 대해 현대의학적인 치료법도 포함시켜서 셋 중에 누가 가장 효과가 있는지 가려보면 더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결과가 나오면 과연 어떤 방법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그 질환에는 그 방법이 표준 치료법으로 채택되도록 심사평가원에 국민들이 압력을 넣어야 합니다. 그리고 환자는 의사에게 가건, 한의사에게 가건, 침사에게 가건 그 질환에는 그 방법이 표준이라는 말을 솔직하게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의학에 전문가가 아닌 국민들이 최선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치료방법을 스스로 선택하고, 운이 좋은 사람은 좋은 방법을 선택하여 덕을 보고, 운이 없는 사람은 자기 선택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면서 피해를 보고 좌절하는 잔인함은 이제 끝내야 합니다.
-뉴욕에서의사하기-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MBC TV ‘뉴스 후’가 29일 오후 9시45분 ‘손 묶인 구당, 왜?’(연출 최원석)를 방송한다.

9월 13,14일 KBS 1TV ‘구당 김남수 선생의 침뜸 이야기’ 이후 비상한 관심을 모은 침술사 김남수(93)옹은 최근 자신의 침술원 문을 닫았다. 의료법 위반으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어느 의료단체가 김옹이 구(灸·뜸)사 자격증 없이 침(鍼)사 자격증만으로 불법 뜸치료 행위를 했다고 고발했다.

김옹을 비난하는 측은 노벨상감이라는 그의 화상침은 어느 한의원이든 할 수 있는 치료이고, 그가 창안했다는 무극보양뜸도 일제의 보건침 표절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김남수옹은 평소 이렇게 말해왔다.

“1962 년 침구사 양성제도가 없어진 이래 평생소원이 침과 뜸의 맥을 이어놓는 것이었다. 그런데 하나 둘 동료 침구사들이 세상을 떠나더니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고령의 노인이 된 침구사 50여명 뿐. 앞으로 얼마 못 가서 침구사라는 이름이 이 땅에서 사라져 버릴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침과 뜸으로만 환자를 치료하는 직업은 찾을 수 없게 된다. 침구사라는 우리의 이름은 어느 골동품 가게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을 것이다. 참으로 한스럽고 부끄럽다. 침구사가 역사에서 이렇게 사라져야할 존재인가. 그렇게도 쓸모없는 존재였단 말인가.”

“침과 뜸은 인류최초의 의술이고 원시의학이다. 그래서 옛말에 침은 일자무식이라도 잘 놓을 수 있다고 했다. 누구라도 어떤 병일 때 어느 자리에 침을 놓아 낫는지를 눈여겨보아 익힌다면 그와 똑같은 병은 직접 침을 놓아 고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침과 뜸은 학(學)보다는 술(術)이 앞선다는 뜻이다.”

“한의사들의 반대가 극심하다고 한다. 왜 이들이 반대를 하는 것일까. 침과 뜸으로만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이 배출되면 왜 안 된다는 것일까. 이해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의술은 의료인들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위해 존재한다. 환자에게 침뜸을 전문으로 하여 치료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면 침구사제도를 만들어야한다. 나는 평생을 침뜸으로 환자를 치료해 오면서 침구사가 환자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몸소 확인했다. 이제 침구사 제도가 필요하다면 국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이 땅에 침구사를 계속 배출하여 세상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데 침과 뜸이 널리 쓰이도록 해야 한다.”
-조선닷컴-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 Recent post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