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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한글 역주 1·2·3〉
김용옥 지음/통나무·각 권 2만6000원


도올이 안내하는 논어 읽기의 오르가슴

공자의 생애 세밀하게 추적 동서고금 주석문 두루 참조
“신 배제한 인간중심 사유로 가장 현대적 고대문명 열어”

도올 김용옥 (61)
 
도올 김용옥(61) 전 세명대 석좌교수가 한자문명권의 최고 고전인 <논어>를 번역하고 주석한 <논어 한글 역주>(전 3권)를 펴냈다. 권당 6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완역판이다. 1982년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이래 줄곧 고전 번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스스로 번역의 범례를 세우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던 그는 이제야 그 약속의 일단을 실천한 셈이 됐다.

“한 갑자를 돌고 난 내 인생을 회고해 보면서, 나는 갑자기 나의 학문세계의 초라한 모습을 깨닫게 됐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사서삼경을 포함한 중국 고경 13경 전체를 번역하고 주석하는 작업이었다고 그는 이 책 서문에 밝히고 있다. 그 첫 작업이 <논어> 역주인 셈이다.

 
지은이는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논어>의 세계사적·문명사적 위치와 의미를 찾는 긴 서문을 통해 ‘인류문명’을 ‘전관’하고 있다. 이 문명사적 조망은 그리스·로마 문명을 뿌리로 삼는 서구 문명을 상대화하려는 뜻을 품고 있다.

이집트·메소포타미아·인더스·황하 문명이라는 세계 4대 문명이 범아시아 대륙에서 태어났음을 고려하면, 그리스·로마 문명은 그 문명권 바깥에서 일어난 역외의 문명이다. 고대문명 전체의 시야에서 보면 ‘원류 속의 말류’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그 문명이 오늘날 지배문명이 된 것은 ‘연역적 사유’의 발견에 있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근대 서구가 산업혁명과 자본주의를 일으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켰으며, 과학기술을 흥성시킨 것은 이 그리스 문명의 사유 방식에 기댄 성과였다. 지은이는 서구의 지배를 가능케 한 이 세 위업 가운데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동아시아가 어느 정도 따라잡았으며, 아직 미치지 못한 것이 자연과학 분야라고 말한다.

그러나 과학이라는 것이 보편타당한 최종적 진리를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 진리’ 이상의 어떤 새로운 진리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바로 여기서 <논어>라는 서구 문명 바깥의 사유를 새로이 탐구할 필요성이 나타난다.


종교문명사적 차원에서도 <논어>의 자리는 의미심장하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고대 문명 초기에 등장한 다신교적 신앙은 메소포타미아를 중심으로 하여 일신교 신앙으로 나아갔고, 이어 인더스·갠지스 문명을 통해 일신교 자체의 극복인 불교를 낳았다. 불교가 보여준 신 없는 종교 체계는 중국 문명에서 그대로 재현됐는데, 그것이 유교 문명이다.

공자는 신을 배제한 인간 중심의 사유, “인문학적 윤리학”의 건설자였다. 그런 점에서 “고대 문명 세계에서 가장 콘템포러리한(현대적인) 문명”이며, 바로 그런 이유로 <논어>를 탐구한다는 것은 우리 시대 사유의 새 지평을 탐색하는 일이 된다.


지은이는 공자의 생애에 관해서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이렇게 공자의 삶 자체를 추적하는 것은 공자가 살았던 구체적 삶을 알지 못하고 <논어>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역설적인 것은 공자의 삶을 가장 구체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책이 바로 <논어>라는 사실이다. “공자는 오직 <논어> 속에만 살아 있다.

나는 <논어> 이상 진실한 공자에 관한 기록을 발견할 수 없다. 공자의 숨결이 생동치고 있는 것이다.” 공자는 55살 때 노나라를 떠나 14년 동안 ‘천하주유’를 한 뒤 고국에 돌아왔다. <논어>는 그가 귀환한 68살 때부터 73살 때까지 말년의 생각을 뼈대로 삼고 있다. 원숙기의 사상이 담겨 있는 셈인데, 그 사상이 수미일관한 체계 속에 추상적으로 기술돼 있지 않고 상황적 텍스트들의 콜라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 이 경전의 특징이다.

“‘논어’의 ‘어’는 공자가 그의 제자들이나 당시의 사람들과 대화한 말, 그리고 제자들끼리 토론한 말, 그리고 공자에게 접문한(가까이 가 들은) 말이다. ‘논’은 ‘집이논찬’이란 뜻으로, 그 말들을 편찬했다는 뜻이다.”


이어 <논어> 해석의 역사를 살핀 ‘논어해석사강’과 신주의 틀을 세운 주자의 ‘논어집주서설’ 번역문, 그리고 지은이 자신의 번역론을 본문 앞에 배치했다. 본문에서 지은이는 ‘학이 편’에서 마지막 ‘요왈 편’까지 20편을 차례로 번역하고 고주와 신주 등 동서고금의 주석문들을 가능한 한 폭넓게 참조한 뒤 지은이 자신의 시각으로 새 주석을 단다.

가령,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정명’(正名)이라는 말이 등장하는 ‘자로 편’의 해당 구절을 지은이는 이렇게 번역한다. “자로가 말하였다. ‘위나라의 군주가 선생님을 모셔다가 정치를 하려 한다면, 선생님께서는 무엇을 먼저 하시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반드시 이름을 바로잡는 정명을 먼저 할 것이다.’ 자로가 말하였다. ‘역시나 했더니만, 선생님도 참 아둔하기 그지없으시구려. 왜 하필 이름을 바로잡는다고 하십니까?’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바른 논리를 따라가지 않고, 말이 바른 논리를 따라가지 않으면 사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생생한 현대 구어체로 이루어진 번역이다.


<논어>를 읽고 깨닫는 즐거움에 대해 정자가 이런 말을 했음을 지은이는 상기시킨다. “논어를 읽으매, (…) 어떤 자는 읽고 나서 그중의 한두 구절을 깨닫고 기뻐한다. 또 어떤 자는 읽고 나서 참으로 배움을 즐기는 경지에 오르는 자도 있다. 그런데 어떤 이는 읽고 나서 곧바로 자기도 모르게 손으로 춤을 추고 기뻐 발을 구르는 자도 있다.” 이 책은 이 희열로 가는 긴 여행이다.
-한겨레신문-고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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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중앙도서관은 최근 ‘서울대 선호 도서 100선’과 ‘하버드대 선호 도서 100선’을 발표했다. 서울대생과 하버드대생이 어떤 책을 즐겨 읽는지 비교하기 위해서다.

서울대는 2005년부터 올 4월까지 대출 빈도가 높은 책 100권을 선정했다. 그러나 하버드대의 경우 도서관 수가 워낙 많아 전체 통계를 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대학 내에 있는 서점에 가장 잘 팔리는 책 목록을 부탁했다. 서점 측은 “순위 변동이 거의 없는(steady) 목록”이라며 순위를 명시한 자료를 전달했다.

◇고전으로 채워진 하버드대 선호 도서 = ‘하버드대생들이 가장 많이 사보는 책 100선’의 상위권은 고전으로 채워져 있었다. 1위는 조지 오웰의 『1984』였다. 2위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토니 모리슨의 『비러브드(Beloved)』, 3위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4위는 역사학의 명저라 불리는 하워드 진의 『미국현대사』, 5위는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었다.

서울대의 최근 3년 남짓 대출 목록은 조금 다른 양상이었다. 『장미의 이름』(1위·움베르토 에코), 『서양미술사』(3위·H W 잰슨), 『구별짓기』(6위·피에르 부르디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7위·마르셀 프루스트) 등이 눈에 띄었지만 고전의 수는 적었다.

최근 1년 대출 빈도 누적 통계를 보면 10위 내에 고전을 찾아볼 수 없다. 인문·사회·자연과학 서적도 없다. 정신과 의사의 좌충우돌 행각을 그린 일본의 코믹소설 『공중그네』(오쿠다 히데오)가 1위였다. 10위 내에 일본 소설이 네 편이나 포함됐다.

소설이 9권이었고, 에세이가 1편 있었다. 에세이는 손미나 전 KBS 아나운서의 해외 생활기를 그린 『스페인, 너는 자유다』(6위)였다.

◇“일류는 어디서 나오는가” 고민해야 = 이정재 서울대 학생처장은 “세계적인 리딩 대학이라 최신 도서가 순위의 상단을 차지할 줄 알았는데, 고전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피라미드’처럼 밑변이 넓어야 한다. 하버드대생들이 가장 많이 사 보는 책 목록은 ‘기초에 충실해야 높이 올라간다’는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도서관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완진 교무처장은 “과의 분화로 인해 ‘전문적인 사고’를 하는 기능인은 많이 길러지고 있지만, 학문 간 벽을 넘나드는 사고를 하는 인재들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통섭’이 강조되는 시기다”라고 지적했다. 영문학과 장경렬 교수는 “문학은 강요하지 않고 삶을 가르친다. 윤리는 뭘 하라고 하고, 법은 뭘 하지 말라고 한다. 고전은 문학 중에서도 시대를 넘어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라며 고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전 원문 읽기’를 강의하는 중문과 이영주 교수는 “도서 목록에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반영돼 있다. 우리 전통의 좋은 점을 어떻게 계승할지 고민이 적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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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고전을 읽는가
이탈로 칼비노 (지은이), 이소연 (옮긴이) | 민음사


보르헤스, 마르케스와 함께 현대 문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작가 이탈로 칼비노의 독서기. 호메로스, 오비디우스 등의 고대 작가에서부터 스탕달, 톨스토이, 플로베르, 발자크를 비롯해 마크 트웨인, 찰스 디킨스, 헨리 제임스, 보르헤스 등의 현대 작가에 이르기까지 30여 명의 고전 작가들과 작품들에 대한 글을 모았다.

1950년대부터 1985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일간지 서평이나 책의 서문 혹은 연설문으로 발표했던 글들을 묶은 것으로, 총 서른여섯 편의 에세이들은 대부분 채 몇 페이지가 되지 않는 짤막한 글들이다. 칼비노는 책의 서두에서 '우리가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열네 가지를 설명하고, 자신이 개인적으로 정전(正典)으로 삼았던 작품들을 안내한다.

칼비노라는 한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읽어 온 작가들에게 바치는 열렬한 찬가이자, 그들과 나눈 격의 없는 대화를 담은 이 책은 작가가 아닌 '독자로서의' 칼비노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그의 독서 편력을 따라가 봄으로써 그의 문학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하 리뷰

왜 고전을 읽는가—이탈로 칼비노

독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더라도 그 동안 읽은 책들을 떠 올려 보면 기억의 창고에서 떠올릴 수 있는 책이 몇 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놀라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리라. 나 역시 잡다하게 책을 읽은 것 같지만 영혼을 뒤흔든 책이나 애정이 가는 책들이 많지 않다. 갈증을 해소해주는 이상을 나에게 남긴 책들이 빈약함을 탄하면서 왜 이런 식으로 밖에 책을 읽지 않았나 하고 후회도 든다.

누구나 그렇듯 유년시절의 독서 체험이 평생을 지배하는 것 같다. 만일 초중고 시절 책을 멀리했다면 대학을 가고 사회생활을 할 때도 책을 읽지 않을 확률이 높다. 책읽기는 습관이 지배하는 부분이 크다. 뒤집어 이야기 하면 초중고 때 독서가 주는 환희를 장년이 된 후에는 맛보기 힘 들다는 것이 된다. 나 역시 독서를 통해 받았던 감동이 어린 시절을 뛰어 넘지 못함을 실감한다. 내가 다녔던 시골고등학교는 3층짜리 도서관이 있었다. 방과후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게 일상이었다. 2층은 개가식 열람실이었는데 한쪽 벽만 제외하고 서가가 쭉 둘러져 있었다. 장서의 대부분은 하드커버였고 먼지가 책갈피를 풍화시켜 그윽한 서향이 났다. 아, 그 시절 서가에 꽂힌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은 얼마나 위로 받았었던가?  나 는 그 때 톨스토이와 스탕달과 세익스피어들을 읽었다. 읽지 않았지만 낭만적인 책 제목도 생각난다. 헤밍웨이의 <강 건너 숲속으로> 라는 책이다. 읽어야지 하면서도 지금껏 읽지 못한 책이다. 내가 질풍노도의 시기를 건너갈 때 환하게 등불을 밝혀준 책들의 무덤인 도서관은 언제나 가지런히 책을 메워 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오로지 그 책들의 겉장만 흘끗거릴 뿐이었다.

스탕달의 <적과 흑>이나 발자크의 <골짜기의 백합> 같은 책은 죽을 때까지 나를 놔두지 않을 것이다. 요즘 고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기억의 창고를 아무리 뒤져도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이나 도스토에프스키의 <죄와벌> 처럼 나를 옴쭉달싹 못하게 만든 책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칼비노의 이 책 <왜 고전을 읽는가>를 샀는지 모른다. 요즘 나는 세르반테스의 <돈 끼호테>에 푹 빠져 있다. 초등학생용 축약본이 아닌 완역본을 읽는다. 두 권으로 되어 있는데 합하면 1400 쪽이 넘는 대작이다. 밀란 쿤데라가 일년에 한번씩 <돈 끼호테>를 완독한다며 인류 최고의 책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쿤데라의 페이소스와 풍자는 세르반테스에 탯줄을 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단언컨대 근대소설의 첫 장을 열어제낀 <돈끼호테> 만한 소설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소년 소녀들이여, <돈 끼호테>를 읽어라!  사랑과 우정, 모험과 고독, 행복과 불행이 모두 여기에 들어 있다. <돈 끼호테> 완역본을 읽지 않은 자는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이다.



칼비노의 <왜 고전을 읽는가> 는 그의 독서편력기 이다. 나는 그의 소설을 아직 읽지는 않았다. 그가 애정을 갖고 평생을 읽었던 책들을 회상하면서 써 내려간 독후기들을 읽다보면 시샘이 난다. 작가의 모든 것을 알 정도로 깊이 있는 독서를 한 것이 눈에 보인다. 허나 이 책은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는 사람들 정도가 되야 쉽게 이해할만큼 난해한 부분이 있다. 아직 국내 번역본을 얻지 못한 책도 많이 나온다. 나는 책의 들머리에 있는 표제작 <왜 고전을 읽는가> 부분만 서점에서 읽어도 좋다고 본다. 지금 눈을 감고 자신이 읽었던 책들을 떠올려 보라!  무슨 책이 스치고 지나가는가?  그 책이 바로 고전이다. 칼비노가 고전에 대한 정의를 14 가지로 요약했다. 다음과 같다.     


1. 고전이란, 사람들이 보통 “나는 ……를 다시 읽고 있어.”라고 말하지, “나는 지금 ……를 읽고 있어.”라고는 결코 이야기하지 않는 책이다.

2. 고전이란 그것을 읽고 좋아하게 된 독자들에게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하는 책이다. 그러나 가장 좋은 조건에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사람들만이 그런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3. 고전이란 특별한 영향을 미치는 책들이다. 그러한 작품들은 우리의 상상력 속에 잊을 수 없는 것으로 각인될 때나, 개인의 무의식이나 집단의 무의식이라는 가면을 쓴 채 기억의 지층 안에 숨어 있을 때 그 특별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4. 고전이란 다시 읽을 때마다 처음 읽는 것처럼 무언가를 발견한다는 느낌을 갖게 해 주는 책이다.

5. 고전이란 우리가 처음 읽을 때조차 이전에 읽은 것 같은, ‘다시 읽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6. 고전이란 독자에게 들려줄 것이 무궁무진한 책이다.

7. 고전이란 이전에 행해졌던 해석의 그림자와 함께 다시 찾아오기 마련이며, 그것이 한 문화 혹은 여러 다른 문화들에 남긴 과거의 흔적들을 우리의 눈앞으로 다시 끌어오는 책들이다.

8. 고전이란 그것을 둘러싼 비평 담론이라는 구름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러한 비평의 구름들은 언제나 스스로 소멸한다.

9. 고전이란, 사람들로부터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실제로 그 책을 읽었을 때 더욱 독창적이고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 창의적인 것들을 발견하게 해 주는 책이다.

10. 고전이란 고대사회의 부적처럼 우주 전체를 드러내는 모든 책에 붙이는 이름이다.

11. 고전이란 우리와 무관하게 존재할 수 없으며, 그 작품과 맺는 관계 안에서, 마침내는 그 작품과 대결하는 관계 안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규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12. 고전이란 그것들 사이에 존재하는 일련의 위계 속에 속하는 작품이다. 다른 고전을 많이 읽은 사람은 고전의 계보에서 하나의 작품이 차지하는 지위를 쉽게 알아차린다.

13. 고전이라 현실을 다루는 모든 글을 배경 소음으로 물러나게 만드는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고전이 이 소음을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4. 고전이란 배경 소음처럼 존속해서 남는 작품이며, 이는 고전과 가장 거리가 먼 현재에 대한 글들이 그 주위를 에워싸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포카라-


목차

서문 7

왜 고전을 읽는가 9
<오디세이아> 속의 여러 오디세이아 21
크세노폰의 <아나바시스> 34
오비디우스와 우주의 인접성 43
하늘, 인간, 그리고 코끼리 61
네자미의 일곱 공주 78
티랑 로 블랑 89
<광란의 오를란도>의 구조 98
아리오스토의 명시선 111
지롤라모 카르다노 121
갈릴레오와 자연이라는 거대한 책 129
달나라의 시라노 140
로빈슨 크루소와 상인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에 관한 일기 148
<캉디드>의 서술 속도에 관하여 155
드니 디드로의 <운명론자 자크> 162
자마리아 오르테스 171
스탕달과 먼지구름으로서의 지식 180
스탕달의 <파르마의 수도원>의 새로운 독자들을 위하여 199
발자크와 소설로서의 도시 209
찰스 디킨스의 <우리 서로의 친구> 217
플로베르의 <세 편의 이야기> 226
톨스토이의 <두 경기병> 230 
마크 트웨인의 <해들리버그를 타락시킨 사나이> 236
헨리 제임스의 <데이지 밀러> 244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해변의 별장> 249
콘래드와 선장 256
파스테르나크와 혁명 263
카를로 에밀리오 가다의 아티초크와도 같은 세계 290
가다의 <메룰라나 가(街)의 무서운 혼란> 294
에우제니오 몬탈레의 시 「어느 날 아침」 304
몬탈레의 절벽 317
헤밍웨이와 우리 세대 323
프랑시스 퐁주 335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344
레몽 크노의 철학 356
파베세와 인간 희생 제의 381

편집자 주 387
옮긴이의 말―칼비노의 문학 지도를 따라서 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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