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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인간 없는 세상 The World Without Us - 앨런 와이즈먼 Alan Weisman

by 성공의문 2008. 11. 10.
인간 없는 세상 | 원제 The World Without Us (2007)
앨런 와이즈먼 (지은이), 이한중 (옮긴이) | 랜덤하우스코리아




-책 소개-

'미국 최고의 과학 저술상' 수상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앨런 와이즈먼의 과학논픽션. 타임지로부터 "전 세계가 함께 읽어야 할 올해 최고의 논픽션"이라는 극찬을 받았고, 전 세계 20개국에 번역 출간되었고,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에서 영화화를 결정하는 등 출간 이후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지은이인 앨런 와이즈먼은 "지구상에서 인류가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지적 탐험을 떠난다. 그리고 인간 없는 세상의 모습이 어떠할 것이며, 인류와 함께 사라질 것들과 인류가 지구상에 남길 유산이 무엇인지를 찾아 나선다.

한국의 비무장지대를 비롯하여 터키와 북키프로스에 있는 유적지들, 아프리카, 아마존, 북극 등 전 세계의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고생물학자 · 해양생태학자 · 지질학자 · 한국 비무장지대의 환경운동가들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만나 인간이 사라진 이후의 세상을 생생하게 그려내었다.


-리뷰-

와우~!! 이 책은 논픽션이면서도 판타지 소설같다. 인간이 없어진다는 가정하에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오로지 상상에 의한 세계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상상이라는 것이 터무니없는 공상과학 영화 속의 모습이 아니라, 철저한 조사에 따른 사실 가능한 상상의 모습이다.
책의 내용이 끝나고 뒷장에 나오는 어마어마한 참고문헌이 이 책의 진실성(이건 사실성과 구분되어져야한다!)에 대해 말해준다.

논픽션이라 그러면 이내 딱딱함을 생각했는데, 책장이 휙휙 넘어갈만큼 흥미롭게 쓰여져있다. 서평 바로 뒤에 나오는 '인간 없는 세상 연대기'가 일단 흥미를 끌었다.

인간이 사라지고 단 이틀만에 뉴욕엔 지하철이 다닐 수 없을 만큼 물이 찬단다. 일년 후가 되면 전기가 끊어져 매년 1억마리씩 송수신탑에 감전되어 죽던 새들이 살기가 좋아지고, 10년 후면 집들이 무너지고, 20년 후가 되면 파나마운하가 막혀 남북아메리카가 하나로 이어지며, 100년 후가 되면 인간에 의해 죽임을 당하던 동물들의 수가 늘어나는 반면, 고양이가 야생화가 되어 너구리같이 작은 동물들의 개체수는 줄어든단다.
300년 후엔 댐에 흙이 차 물이 범람을 하고 500년 후엔 온대지역이 밀림지역이 될 거란다. 천년 후엔 인간이 만든 건축물 중 영불해협터널만이 유일하게 남아있을 것이며, 3만 5천년이 지나야 토양에서 중금속인 납이 씻겨 나간단다.
하지만, 수십~수백만년 후에야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이 생길거란다.
그리고 45억년 후가 되어야 열화우라늄-238이 반감기를 맞게 되고 50억년이 지나면 팽창하는 태양에 지구는 불에 탈 것이란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것중 그 때까지 남는 것이 있으니, 바로 전파란다.

책의 내용은 이 연대기의 순서대로 흘러가는데, 책장 곳곳에 정말 내가 알지 못했던 환경에 관한 지식들이 널려있다.

특히나 흥미로웠던 내용은 우리가 흔히 쓰는 각질제거제(알갱이가 들어있는)가 바다로 흘러들어가 얼마나 많은 동물들을 죽이고 있느냐-하는 것이었다. 각질제거에 좋다는 그 알갱이들은 미세한 플라스틱으로 플랑크톤과 크기가 비슷하단다.
그래서 그걸 플랑크톤으로 착각하고 먹은 작은 물고기들은 소화가 안 돼 내장이 막혀 죽는단다!
그리고 학자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금의 바다에는 이런 작은(각질 제거제 뿐 아니라 모든 작은) 플라스틱들의 양이 동·식물성 플라크톤보다 많단다!!
이 플라스틱들이 50년대 이후에 개발된 제품이라는 게 더 무서운 일이다. 이는 앞으로는 더 많아질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이미 들어 알고 있는 부분이기도 했지만, 지하철로보다 하수도가 위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
뉴욕처럼 오래된 도시는 하수시설보다 지하철이 후에 생겨 밑에 위치할 수 밖에 없지만, 우리처럼 방공호로 쓰기위해 깊이 판 나라들도 있으니...
아무튼, 인간이 사라지면 지하철로로 흘러들어오는 물을 하수도로 펌프질해 올려주질 못하므로 단 이틀만에 지하철로엔 물이 차고 곧 그 자리에 강이 생길거란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무서운 현실.
지금도 북한의 보유로 세계가 긴장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인들은 두려움을 많이 못 느끼고 있는 핵.
비단 핵폭탄만이 아니라 원자력발전까지.
인간이 없는 세상에서는 오히려 원자력발전소가 더 위협적이란다.
핵폭탄을 터뜨리려면 정확한 수학적 계산이 필요한데 자연에서는 충족되기 어렵다고.
허나, 원자력발전 가동을 멈추지 못하고 갑자기 인류가 사라진다면, 냉각수가 고갈되는 순간 엄청난 재앙이 시작되는 거란다.
그러면서 20년 전에 일어났던 구 소련의 체르노빌원자로 폭발사고에 대해 몇장에 걸쳐 기술한다.
반경 몇십키로에 걸쳐 죽음의 땅이 된 그 곳은 아직까지도 황무지로 남은 곳이 많다고.
다른 대도시로 방사능 구룸이 퍼지기 전에 인공강우로 그 지역에 비를 뿌려댔지만, 주변 소나무 숲은 순식간에 말라버렸고, 땅은 더이상 농작지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렸다.
이 무서운 땅에 인간은 발을 들여놓지 않으며, 다만 새들이 돌아와 지저귀는 모습을 방진복을 두겹씩 입은 사람이 지켜볼 따름이란다.
헌데, 인간이 사라지고 나면 세계적으로 흩어져있는 441개의 원자로가 연쇄 폭발을 일으킬거란다.
그러면 미래는 어떻게 될까?

과연 표지에있는 전세계인이 읽어야할 최고의 논픽션이란 타임지의 말이 거짓이 아닌 책이었다.
책의 종반부에 자발적인류멸족운동가들의 말을 빌어 이야기하는 부분은 좀 납득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현재의 인류가 꼭 생각해봐야할 환경의 문제를 정확히 짚어냈다.
어느날 갑자기 인류가 사라지진 않겠지만(내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이 책은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려면 어찌해야하는지를 생각케하는 좋은 책인 것같다.
-대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