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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엄마를 부탁해 - 신경숙

by 성공의문 2008. 12. 1.


지난주 월요일 출근길에 이 책을 처음 들었다.
그리고 전철에서 몇페이지 보고 그냥 가방에 넣었다.
이 책은 전철에서 읽을 책이 아니였다.

혹여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두눈을 꼭잡고 보기를 바란다.

엄마를 잊은 사람들은 꼭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엄마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절대 보지 말기를 권한다.

엄마를 부탁해
책이 나오기 전부터 기대도 했지만
제목에서 흘러나오는 내용도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 있을 듯 했다.
하지만
시작이, 이야기의 흐름이 생각과 달랐다
 
어머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뭔가 계기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잊고 무감각하게 살아가게 된다.
엄마를 잃은 후
딸의 시점에서 아들의 시점에서 남편의 시점에서 그리고 엄마의 시점에서 이야기는 전개가 된다.
잃은 후에 오는 후회와 안타까움들이....
 
엄마에게도 첫걸을을 뗄때가 있었고
스무살이 있었다는 것을 상상해보지 않고 엄마를 엄마로만 여기고 사는 우리들..
점점 엄마와 이야기하는 것이 얼굴을 대하고 하는 것이 아닌
전화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하게 되고 점점 말도 짧아지게 되고  귀찮해하게 되는...
그런 엄마는
예전의 어려웠던 시절을 어렵고 힘들었다 생각하지 않고
밥상에 둘러앉아 숟가락을 놀리는 우리들을 보며 행복해 하고 살독에 쌀 떨어지는게 가장 가슴 철렁해하고...
당신의 몸을 살피기 보다는 식구들의 건강만을 챙기다가 정신을 놓게 되기도 하고
그러한 엄마가
마지막 가는 길
 
저기,
내가 태어난 어두운 집 마루에 엄마가 앉아 있네.
엄마가 얼굴을 들고 나를 보네.
...
엄마가 파란 슬리퍼에 움푹 파인 내 발등을 들여다보네. 내 발등은 푹 파인 상처 속으로 뼈가 드러나 보이네.
엄마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지네.
 저 얼굴은 내가 죽은 아이를 낳았을 때 장롱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네.
내 새끼. 엄마가 양팔을 벌리네. 엄마가 방금 죽은 아이를 품에 안듯이 나의 겨드랑이에 팔을 집어넣네.
내 발에서 파란 슬리퍼를 벗기고 나의 두발을 엄마의 무릎으로 끌어올리네. 엄마는 웃지 않네. 울지도 않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책을 읽는 내내
모두가 그랬겠지만
책 속의 엄마가 하는 말, 행동을 우리 엄마가 예전에 그랬었지... 하면서
책 속의 자식들이 하는 말, 행동을 우리가 지금 그러고 있지 ... 하면서
피식 웃기도 하면서
죄스러움에 고개를 수그려가며
그렇게 읽었다
 
 
엄마를 부탁해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그건 우리 모두에게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일 것이다.
 
엄마를 부탁해
-엠파스키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