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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국화와 칼 The Chrysanthemum and the Sword - 루스 베네딕트

by 성공의문 2008. 12. 10.

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틀 | 원제 The Chrysanthemum and the Sword
루스 베네딕트, 오인석 (지은이), 김윤식 (옮긴이) | 을유문화사

국화(평화)를 사랑하면서도 칼(전쟁)을 숭상하는 일본인의 이중성을 해부한 책.1946년,미국의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 여사가 미 국무부의 의뢰를 받아 2년 간의 자료 수집과 연구 끝에 내놓은 이 일본 문화 연구서는 서구인이 결코 이해할 수 없었던 일본인의 '이중성'을 연구 주제로 삼고 있다.

적국을 현지답사할 수 없었던 베네딕트는 일본에 관한 기존 연구서와 2차문헌을 폭넓게 독파하고, 소설과 같은 문학적 자료들과 전시 선전용 영화까지 섭렵해 인류학적 데이터를 추출했다. 일본을 방문하지 않고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일본문화의 핵심을 지적해낸 이 책은 일본을 이해하는 고전으로 자리하고 있다.


루스 베네딕트 (Ruth Benedict) - 1887-1948. 미국 뉴욕 출생. 1905년 바사대학에 입학, 졸업 후 몇 년간 캘리포니아의 한 여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영어를 가르친다. 그러나 1919년 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 입학하여 새로이 인류학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후 컬럼비아대학으로 옮겨 프란츠 보아즈 교수의 지도 아래 본격적으로 인류학 공부에 전념한다.
1923년 3학기 만에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북아메리카 수호 신령의 개념〉으로 학위를 받으며, 보아즈 교수의 지도 아래 뛰어난 연구 업적을 거두며 미국 인류학의 대표적인 학자로 컬럼비아대학의 교수가 된다.
1934년 자신의 대표적인 저작인 <문화의 패턴(Patterns of Culture)>을 발표, 문화상대주의자로서의 자신의 입장을 강화해 나갔고, 1940년에는 <종족(Race:Science and Politics)>을 발표하여 국내에서 대단한 반응을 일으켰다.
1943년 미국 전시정보국 해외정보부 문화연구기초분석 책임자로 부임한다. 그리고 1944년 해외전의분석과로부터 일본에 대한 연구를 위촉받는데, 당시는 태평양전쟁이 말기로 접어들 무렵으로 일본과의 심리전을 위해 일본인의 행동 패턴을 연구할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던 때였다. 1946년 그녀는 <국화와 칼>을 출간했고, 책은 미국에서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동시에 일본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948년 6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칼도 국화와 함께 한 그림의 일부분이다. 일본인은 최고로 싸움을 좋아하면서도 얌전하고, 군국주의적이면서도 탐미적이고, 불손하면서도 예의바르고, 완고하면서도 적응력이 있고, 유순하면서도 귀찮게 시달림을 받으면 분개하고, 충실하면서도 불충실하고, 용감하면서도 겁쟁이이고, 보수적이면서도 새로운 것을 즐겨 받아들인다. 그들은 자기 행동을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놀랄 만큼 민감하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이 자기의 잘못된 행동을 모를 때는 범죄의 유혹에 빠진다. 그들의 병사는 철저히 훈련되지만 또한 반항적이다. - p.21 중에서

극단적인 의무의 변제와 철저한 자기 포기를 요구하는 일본의 도덕률은, 당연히 개인적 욕망은 인간의 가슴속에서 제거해야 할 죄악이라고 낙인찍을 것처럼 생각된다. 전통적 불교의 가르침이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도덕률이 그처럼 관대하게 오관五官의 쾌락을 허용하고 있는 이중성은 의외라는 느낌을 준다. 일본은 세계 유수의 불교 국가 가운데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그 윤리는 이런 점에서 석가 및 불교 경전의 가르침과 두드러진 대조를 이룬다. 일본인은 자기 욕망의 충족을 죄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청교도적이지 않다. 일본인은 육체적 쾌락을 좋은 것, 함양할 만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쾌락은 추구되고 존경받는다. 그렇지만 쾌락은 일정한 한계 내에 머물러야 한다. 쾌락은 인생의 중대 사항의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 - p.239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