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

위기의 한국경제 - 김광수경제연구소

by 성공의문 2008. 12. 1.



 글로벌 증시와 경제에 대한 분석, 전망이 만화방창 하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네르바라는 논객이 아고라에서 필봉을 휘두르며 정부 정책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퍼부었다. 미네르바는 감히 학계나 기업부설 경제연구소들이 말하지 못하는 부분을 직설적으로 건드리면서, 인터넷이 대중을 어떻게 계몽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바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나 LG 경제연구소 혹은 KDI 등 국내 유수 기관들은 정보력과 인력 등에서 미네르바에 뒤지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이들 기관들도 충분히 위기를 예감했을 것이고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으리라. 그러나 이들은 미네르바처럼 글을 쓸 수가 없다. 학자들도 마찬가지다. 당장 밥줄이 끊어지고 세무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미네르바는 인터넷의 익명성을 활용해서 경제 위기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생채로 토해냈다. 물론 인터넷에는 미네르바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네르바는 무수한 인터넷 논객 중 송곳처럼 튀어 나온 빼어난 전망을 하면서 대중을 사로 잡았다. 미네르바는 무수한 미네르바들을 대표한다.  

 

미네르바와 민간 경제연구소의 중간 정도에 <김광수경제연구소>가 자리한다. 설립한지는 얼마 되지 않지만 날카로운 분석과 할 말을 서슴없이 내지르는데 있어서 인터넷 논객들 못지 않다. 이번에 읽은 <위기의 한국 경제>는 아마도 김광수경제연구소에서 발간한 책 중에 매우 상품성이 높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책의 얼개는 한국경제가 당면한 문제점, 서브프라임 사태의 귀결, 고유가 시대와 에너지 전략 등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책의 백미는 서브프라임 사태를 진단하고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를 분석한 부분이다. 이 연구소는 미네르바와 마찬가지로 리먼 브라더스 파산을 진즉에 예측한 바 있다. 인터넷 대중이 열광해주지 않아서일 뿐이지 공식적인 자료를 통해 오래 전 리먼의 사태를 예견했다. 씨티은행 부실화 가능성도 몇 달 전에 예측했다. 상당한 분석력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이러한 경제 시평을 매주 작성해서 유료 회원들에게 먼저 발송하고 나중에 자료를 취합해 책으로 엮는 사업을 한다. 특히 빅2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분석 글은 매우 정치하다. 책을 소장할 의도가 없다면 서점에 가서 이 부분만 정독해도 될 것이다.

 

나는 삼성과 LG 등 민간 경제연구소 자료를 참조하는데 광범한 자료를 수집하고 전망을 내놓지만 결정적인 한계가 있다. 항상 결론에 가서는 희망을 물타기 한다는 점이다. 내용과 동떨어진 결론을 낼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이들 연구소들이 나쁜 것 중 하나는 자신들의 이해 득실에 유리한 쪽으로 정책을 유도하는 글쓰기를 한다는 점이다. 이들 자료를 정부 정책 입안자들이 모두 본다는 점과, 자신의 주장을 정책에 반영시킬 수 있을 만큼 막강한 인프라를 갖춘 상태에서 자료를 생산 유통시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들 연구소는 한마디로 대정부 로비를 위한 정책개발사업단이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김광수경제연구소>는 이런 처지에 있지 않기 때문에 분석과 전망에 있어서 상당한 자유를 확보하고 있고, 글을 읽어보면 확연히 다른 면이 있다. 광수가 성공한다면 바로 이러한 차별점 때문일 것이다. 이 연구소 부소장으로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 저자 선대인씨가 있다. 위기의 시대에 새로운 컨셉을 갖고 등장한 <김광수경제연구소>가 이 사회를 위해 바른 말을 서슴지 않는 등애 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

-포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