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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루돌프 슈타이너 Rudolf Steiner - 오컬트 생리학 Eine okkulte Physiologie

by 성공의문 2014. 2. 25.



오컬트 생리학 Eine okkulte Physiologie (1911년)

루돌프 슈타이너

타카하시 이와오 / 유창완 

 


◎ 인간의 본성 

이 연속 강의는 인간 생명의 본질이라는 인간에게 있어서 특별히 밀접한 문제를 다루겠지만, 이 문제는 인간자신과 관련된 것이면서도 대단히 다루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고차세계로부터 ‘인간이여 그대 자신을 알라’라고 하는 요구가 모든 시대에 대두되었다는 것 자체가 정말로 자기를 인식하는 일의 어려움을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개인의 자기인식 뿐만 아니라 특히 인간 본성에 관한 인식에 대해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대 자신을 알라’라고 하는 요구가 영원히 되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부터도 알 수 있듯이 인간은 자신의 본성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버렸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단히 먼 여정을 밟아나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부터 시작하는 강의의 대상은 어떤 의미에서는 결코 가까운 곳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것들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 자신도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위해 장기간의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정말로 진실한 고찰을 수행하려한다면 반듯이 통상적인 과학이 무시해온 사항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주제에 필요한 것은 인간본성에 대해서 외경의 마음을 갖는 일입니다. 그것도 각각의 인간본성에 대해서가 아닙니다. 특히 그 개인이 우리들 자신이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개개의 인간본성이 아니라 일반적인 인간 본성에 대해서 외경의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진정한 의미로 인간본성에 대한 외경의 마음을 갖는 것이 앞으로의 고찰에서 기본조건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러면 대체 어떻게 하면 그러한 외경의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요? 우선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이든 다른 누군가든 일상생활에서 우리 눈앞에 나타나는 인간 때문에 걱정하거나 고민하지 말고 이렇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 ‘인간진화 전 과정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 우주의 신령(神靈)의 작용을 드러내기 위해 존재한다. 인간은 우주 신성의 한 드러남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자기인식을 통해서 더욱 더 완전한 존재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면,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단순한 호기심이나 지식욕으로부터 알려고 하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이 우주의 영적인 존재를 점점 더 완전하게 나타낼 수 있도록 하는 일을 의무로 느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지한 상태로 있는 것은 인간의 숭고한 사명에 대한 모독이다.’라고 하는 말을 이것과 연관 지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우주의 영은 알 수 있는 힘을 우리 안에 엮어 넣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인식하는 태도를 포기하려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은 본래 허용되지 않지만― 그것은 우리 자신이 우주의 영의 드러남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주의 영을 체현하는 대신에 점점 더 그 희화(戱畵)가 되어버립니다. 더욱 더 우주의 영을 나타내려고 노력하는 일이야말로 우리의 의무인 것입니다.


우리가 우주의 영을 나타내는 것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인식해야만 한다. 인식하는 일은 우리의 의무다.’라고 하는 말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바로 그때 비로소 우리는 인간본성에 대한 외경의 마음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오컬트적인 의미로 인생을, 인간의 본질을 고찰하려는 사람은 인간본성에 대한 외경의 마음을 품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이것만이 인간존재의 영적인 근본에 입문할 수 있는, 우리의 진정한 견령능력을 불러 깨워주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영학자나 견령자라도 인간의 본성을 향한 한없는 외경의 감정이 가장 내적인 혼의 신경을 건드려 진동시킬 수 없다면, 비록 우주의 어느 영적인 비밀에 대해 영안을 열었다 할지라도 인간자신의 깊은 본성과 관계하는 모든 것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인생을 둘러싼 영적인 공간 안에서 무엇인가를 볼 수 있는 견령자는 많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도 외경의 마음이 부족하다면 인간성의 심오함을 통찰하지 못하며, 따라서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는 어떠한 올바른 것도 말 할 수 없을 것입니다.